빛에도 작아지지 않는 동공과
차가워진 피부
뛰지 않는 심장과
움직이지 않는 흉곽
그저 몸뚱아리로만 남은 사람의 모습
결국 내 몸도 저렇게 되겠구나
내 몸은 내가 아니고 잠시 빌린 거구나
죽음의 순간을 자주 목격하는
병원 중환자실 직원들은
일반 사람들은 평소 가지지 않는 관점들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평소의 사소한 고민들이 별것이 아님을 알게 되고
무언가가 중요한 알맹이인지 걸러내는 시야를 가지게 된다
죽음을 가까이에 두어라
언젠가 결국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메멘토 모리
죽음을 가까이 두고 살아가면
죽음의 순간의 관점으로 생각하게 된다
죽기 직전 후회가 없도록 판단하고 행동하게 된다
아 그때 그거 별거 아니었는데 그냥 할걸
아 그때 그거 별거아니었는데 괜히 고민하고 고통받았네
한 번이라도 더 친절하게 대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던 부모님과 밥 한번 더 먹게 되고
돈 아끼지 않고 조카들 용돈도 주고
미루던 여행도 가게 되고
삶의 여유도 누릴 줄 알게 되고
싸울 일도 한번 그냥 져주게 되고
쓸데없는 자존심에 삭막하게 지나쳐버려서
서로 존재하는지도 몰랐을뻔한 이성에게도
다가가서 웃게 해 주고 아름다운 시간도 보내게 되고ㅋㅋ
남들이 요구하는 길을 가야 하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하나 고민될 때도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되고
고양이들한테도 한 번 더 따뜻하게 대해주고 잘 챙겨주게 되고...
죽을 때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기에
재산축적 물질적 욕심도 내려놓게 되고
물질을 축적이 아닌 경험의 수단으로 바라보게 되고
아름다운 다채로운 경험과
타인들과의 상호작용에 큰 가치를 두게 된다
가끔씩 굉장히 하루하루를 쾌활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병동 간호사분들을 볼 때가 있었는데
이런 관점을 가져서인 것 같다
또한 살면서 주위의 죽음을
진하게 경험했던 사람들도
세상을 좀 다르게 보면서 살아갔을 것 같다
항상 내가 바라보는 관점이 전부고
모든 것에 대해 나만의 설명체계를 가지고 있고
대부분은 내가 옳고
세상을 다 아는 것 같다고
착각하지만
자꾸 새로운 관점들이 찾아오고 깨어나게 된다
이번 관점은 좀 소중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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